122. 茶와 TEA는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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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와 티는 다릅니다. 비록 둘다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들었지만 다릅니다. 뭐가 다를까요?


(1) 표준말과 사투리 차이

중국에서 표준말은 茶[cha]입니다. 그렇지만 복건성만큼은 테[teh]입니다. 특히 중국으로부터 유럽으로 차가 수출되는 시기의 복건성 발음 테[teh]였습니다. 복건성은 홍차를 비롯해 청차, 백차가 개발된 곳이기에 차의 메카인 지역입니다. 차수출로 유명한 항구가 복건성에 있는 샤먼厦门입니다. 이곳에서 유럽 특히 영국으로 차가 수출되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유럽에서는 테[teh]에서 변형된 티[tea]라고 발음하게 됩니다.


유럽에서 유일하게 차[cha]로 발음하는 지역이 있습니다. 바로 포르투칼입니다. 포르투칼은 광동성에 있는 식민지인 마카오澳门로부터 차를 수입하였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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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역차이

중국에서는 이제 표준말인 茶[cha]가 널리 통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茶[cha], 일본에서는 茶[ちゃ], 중앙아시아에서 튀르키예와 페르시아, 인도, 동아프리카에 이르는 지역에서는 茶[chai, cai], 아랍에서는 茶[shai]로 발음됩니다. 모두 茶[cha]가 변형된 발음입니다. 반면 유럽의 티[tea] 발음은 유럽인들이 진출한 지역인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서아프리카에서 사용되고 있습니다. 


(3) 맛이 먼저인가? 향이 먼저인가?

차와 티는 모두 차나무에서 나온 찻잎으로 만들었지만 맛과 향에 대한 강조점이 달라지면서 마시는 방법이나 발전방향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동아시아에서는 수천년전부터 차를 기호식품으로 마셔왔습니다. 찻잎을 우리니 달콤한 맛이 났기 때문입니다. 이 달콤한 맛을 찾기위한 방법이 특유의 차문화를 만들게 됩니다. 차를 마시는 방법은 찻잎을 우린 후 가장 달콤한 맛이 날 때 찻물을 공도배에 덜어내어 나눠마시는 방법을 취하게 됩니다. 찻잎을 우리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차의 향이 짙어지지만 달콤한 맛보다는 쓴 맛이 올라오게 됩니다. 민감한 맛의 변화를 알아차리기 위해서 작은 찻주전자를 사용해야 하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우려내어 최적의 맛을 찾습니다. 향의 농도보다는 맛을 기준으로 차를 마시는 문화입니다. 이러한 문화에서 차에는 설탕을 넣지 않습니다.


녹차 가운데 여린 찻잎으로 만든 우전雨前은 가장 달콤합니다. 양도 작지만 그 맛으로 인해 가장 높은 가격에 팔리게 됩니다. 일본에서는 우전에 햇빛을 가려 더욱 달콤한 맛을 내는 옥로차玉露茶가 가장 고급차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야생 차나무의 찻잎으로 만든 차가 최상의 차로 인정받아 높은 가격에 팔리고 있습니다. 야생찻잎을 따는 데 노동력이 많이 필요해 생산비용이 높다는 이유도 있지만 차의 달콤한 맛을 방해하는 농약이나 비료를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깔끔하게 달콤한 맛이 나기 때문입니다. 


동아시아의 차문화에서는 찻잎을 섞지 않습니다. 하나의 차나무에서 나온 찻잎으로만 만들기도 합니다. 향의 다양성보다는 맛의 다양성을 중시합니다. 맛의 다양성은 다른 종류의 찻잎을 섞는 게 아닌 떼루와 같은 지역적 특색이나 제작공법에 따른 다양한 개성입니다. 새로운 지역이나 새로운 공법으로 인해 차별적인 맛이 만들어지게 되면 수백년이 지나 전통이 됩니다. 그래서 수백년의 전통이 살아있는 차들이 7대 차류에 포함되어 그 안에서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워지며 전통은 정통이 됩니다.


반면 유럽의 티문화는 중국의 차가 유럽에 처음 수출되었던 17세기를 기준에서 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당시 중국의 茶와 함께 들어온 것이 카리브해에서 생산된 설탕입니다. 차와 설탕은 같은 무게의 금과 교환될 정도로 값비쌌고 포르투칼의 캐서린공주가 영국에 시집갈 때 차와 설탕을 함께 가지고 가서 영국 왕실에 전파하게 됩니다. 영국에서는 찻잎을 큼지막한 티포트에 넣어 오랫동안 우리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향은 짙어지지만 맛은 쓴맛이 올라오게 되고 여기에 설탕을 넣어서 달콤한 맛의 茶를 마시게 됩니다. 티문화에서 찻잎의 역할은 향이고 설탕이 맛을 담당합니다. 찻잎의 달콤함이 설탕의 단맛을 이길 수 없기 때문에 차의 역할은 짙은 향일 수 밖에 없습니다. 


100년전에는 티에 설탕을 넣을 것이냐 말것이냐는 논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설탕이 비만의 원인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설탕이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었고 대신 단맛의 디저트와 함께 마시는 티타임이 발전하게 됩니다. 커피와 디저트의 조합이 갖는 쓴맛과 단맛이 대비되는 상극의 조화까지는 아니더라도 차와 디저트 조합이 갖는 차의 달콤함과 설탕의 단맛이 만들어내는 상생의 조화보다는 상극의 조화에 가깝습니다.  


향 중심의 티문화는 다양한 허브를 배합하여 수천개의 베리에이션을 만들어냅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모키한  정산소종正山小种의 향을 모방해 베르가못 오일을 넣어 훈연熏烟향을 만들어낸 얼그레이입니다. 이러한 방향으로 발전하면서 티소믈리에라는 티전문가 직업이 생겨났습니다. 차소믈리에와 차이가 있다면 차소믈리에는 차를 소개하고 평가하는데 그친다면 티소믈리에는 거기에 더해 직접 다양한 허브향을 섞어 티를 만들거나 또 만드는 방법을 교육하기도 합니다. 


동양의 차문화와 서양의 티문화는 어떻게 시작되었는가에 따라 상이한 모습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맛과 향 가운데 어디에 방점을 두느냐가 어떤 다기를 사용해 어떻게 우려 마시느냐에 차이점을 두게 되었고 특히나 베리에이션에 있어서 차이점이 두드러집니다. 차문화는 유럽에 차가 전해지던 시기에 이미 7대차류와 지역적인 베리에이션이 만들어진 상황에서 새로운 차의 등장이 제한적인 반면 티문화는 홍차위주로 진행되면서 허브향이 가미되어 수천개의 베리에이션이 만들어집니다. 어떤 것이 우월한 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더 많은 스토리가 담기고 또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차문화와 티문화의 융합을 즐길 수 있으면 그만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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